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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신간안내) 파멸의 묵시록: 과학적 패러다임과 일상의 사유양식
[ 2010-01-25 01:05:40 ]
글쓴이  
이현휘
조회수: 4106        
에롤 E. 해리스, 이현휘 옮김, <파멸의 묵시록: 과학적 패러다임과 일상의 사유양식>(산지니, 2009).    

<책 소개>

21세기의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연일 쏟아지는 국내, 국제 관련 뉴스를 들여다보면 온 세상이 갈등의 연속 뿐이다.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각 국가들이 서로의 이익을 양보하지 않음으로써 별 성과도 없이 막을 내렸다. 이 책은 지적인 동물인 인류 문명이 재앙의 구렁텅이로 돌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모색한 과학철학서이다.

인문사회과학의 위기, 교육의 위기, 생태계의 파괴, 사회윤리의 파괴 등의 위기가 발생하는 가장 근원적인 원인을 17세기의 낡은 서구의 근대 세계관이 아직도 세계 문명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기존의 낡은 세계관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그처럼 낡은 세계관 위에서 건설된 낡은 문명의 모습은 무엇이며,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세계관과 새로운 문명은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에롤 E. 해리스(Errol E. Harris)

남아프리카공화국 로드대학에서 철학, 역사학, 화학 등을 공부한 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사무엘 알렉산더 등을 연구했고, 195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의 예일대학, 코네티컷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한 후, 1966년 노스웨스턴대학 철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1976년 퇴임할 때까지 그곳에서 재직했다.

해리스의 관심은 형이상학, 논리학, 과학철학, 정치철학, 종교철학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20세기 자연과학적 성취를 철학적으로 흡수하면서 현대문명에 각인된 17세기의 낡은 사유양식을 근원적으로 혁신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해리스가 근대 국제질서를 지배하는 낡은 관념의 한계를 일찍부터 통찰하고, 그것을 대체할 유력한 대안으로 세계연방정부를 평생에 걸쳐 역설한 경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해리스는 나이 99세까지 70여 년간 꾸준히 연구하면서 30여 편의 책을 펴냈는데, 90세에 출간된 [파멸의 묵시록]은 그처럼 방대한 연구결과를 대단히 간결하게 압축한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해리스의 주요 저작 목록은 그의 학문적...역정에서 추구한 정신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주요 저작>

『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The Foundations of Metaphysics in Science, 1965)
『형이상학의 회복』(The Restitution of Metaphysics, 2000)
『무신론과 유신론』(Atheism and Theism, 1977)
『지각상의 확신과 세계의 실재』(Perceptual Assurance and the Reality of the World, 1974)
『스피노자의 실체』(The Substance of Spinoza, 1995)
『헤겔의 정신』(The Spirit of Hegel, 1993)
『정치적 인간의 생존: 국제질서의 원리 연구』(The Survival of Political Man, A Study in the Principles of International Order, 1950)
『전멸과 유토피아: 국제정치 원리의 연구』(Annihilation and Utopia: The Principles of International Politics, 1966)
『지금 당장 세계연방정부를! 내일은 너무 늦다』(Earth Federation Now! Tomorrow is Too Late, 2005)

<목 차>

한국어판 머리말
머리말

제1장 개념적 도식의 중요성
제2장 뉴턴 패러다임
제3장 20세기 문명과 뉴턴 패러다임의 잔재
제4장 국가 주권 문제와 국제관계
제5장 20세기 과학혁명
제6장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제7장 포스트모던 시대를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 인류가 직면한 딜레마

해제 『파멸의 묵시록』과 한국 인문사회과학 _ 이현휘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내가 볼 때 16세기 코페르니쿠스 혁명에서 비롯된 개념적 도식(conceptual scheme)은 철학, 윤리학, 정치학 등의 사고방식과 그들 각 사고방식에 상응하는 사회적 행위에 점차 스며들어 결국은 사고방식과 사회적 행위 그 자체를 변형시켰다. 이렇게 형성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관성은 너무도 강력한 나머지 20세기 초반 새로운 과학혁명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여전히 건재한 상태에 있다. 나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곤경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 '저자 머리말' 중에서

베버가 방법론 논쟁을 창조적으로 종합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론경제학과 역사경제학의 상이한 전제가 화해할 수 있는 더욱 일반적인 근본전제를 먼저 마련하고, 그것을 토대로 두 학문을 통섭한 사회학을 새롭게 구성했기 때문이었다. 베버에 대한 온갖 기이한 해석과 비난이 난무했던 것은 당대 학자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근본 전제 위에 그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통섭의 운명이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근본전제를 통해서 당대의 통념을 돌파했기 때문에 치른 대가라는 말이다. 따라서 통섭의 길은 고독한 학자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지, 시대의 갈채 속에서 다수가 참여하는 '운동'으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은 결코 아니었다. --- '역자 해제' 중에서

결국 우리는 국제평화유지, 세계연방정부, 지속가능한 생산, 환경보존 등과 같은 엄청난 문제들과 직면한 셈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데, 한편으로는 천천히 진행되기 마련인 학계의 사고방식과 학교의 여론을 지도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처럼 느리게 변하는 대중의 여론을 조만간 전환시켜 인류가 직면한 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행동을 하루빨리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책임은 철학자와 철학자 겸 학자들(philosopher-scientist)에게 돌아가는데, 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정치적 중요성을 포착하고 평가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사고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이제는 낡아버린 사유의 범주에 입각해서 계속 사고할 경우 초래될 위험을 정치인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낡아버린 사유의 범주가 초래한 지구 문명의 위기

새해 벽두부터 파멸의 묵시록 운운하니 세상이 너무 암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연일 쏟아지는 국내, 국제 관련 뉴스를 들여다보면 온 세상이 갈등의 연속이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만 이전 투구하는 양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각 국가들이 서로의 이익을 양보하지 않음으로써 별 성과도 없이 막을 내렸다.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고,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전 지구에 미치는 피해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흔히 인간은 지적인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적인 동물인 인류가 〈성서〉속 ‘가다라(Gadara) 지방의 돼지떼’처럼 재앙의 구렁텅이로 돌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뉴턴 패러다임의 잔재가 아직도 현대문명을 지배

현재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종류의 위기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의 위기, 교육의 위기, 생태계의 파괴, 사회윤리의 파괴 등등. 이 책은 그런 위기가 발생하는 가장 근원적인 원인을 17세기의 낡은 서구의 근대 세계관이 아직도 세계 문명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코페르니쿠스 혁명에서 시작된 근대 자연과학적 뉴턴 패러다임은 20세기 초엽 아인슈타인 등이 주도한 과학혁명을 계기로 완전히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류의 공공정책이나 ‘상식적’ 세계관을 지배하는 관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낡은 사유의 습관은 과학을 제외한 철학, 윤리학, 경제학, 정치학 같은 모든 영역에서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낡은 세계관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제시되는 어떠한 처방도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에 대한 진지한 성찰

이 책에서 저자 에롤 E. 해리스는 기존의 낡은 세계관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그처럼 낡은 세계관 위에서 건설된 낡은 문명의 모습은 무엇이며,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세계관과 새로운 문명은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리스는 먼저 화이트헤드가 주목한 근본전제를 자신이 선호하는 개념적 도식(conceptual scheme)이란 용어로 대체하고, 인류 문명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제1장).

이어서 근대 인문사회과학의 심층에 깔인 개념적 도식(뉴턴 패러다임)을 천착해서 우리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하는 한편, 그런 개념적 도식에 입각해서 근대 인문사회과학의 개별 분과학문이 구성된 모습을 검토한다(제2장).

바로 이렇게 형성된 인문사회과학이 20세기 초엽의 2차 과학혁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남아 인류 문명의 파멸을 끊임없이 조장하는데, 그런 역기능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이 제3장과 제4장의 주제다.

제5장에서는 먼저 2차 과학혁명의 핵심적 메시지를 검토한 다음, 그런 메시지를 철학적으로 수용하면서 17세기의 개념적 도식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적 도식을 설계한다. 해리스가 수행한 이 작업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세기에 활동한 대부분의 인문사회과학자가 근대학문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임시방편 가설의 메들리만을 반복했던 결정적 이유는 해리스가 제5장에서 수행한 작업을 방기했기 때문이다.

제6장에서는 제5장에서 설계한 새로운 개념적 도식에 입각해서 인문사회과학의 다양한 분과학문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는데,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구성한 학문이 근대학문의 한계를 진정으로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이었다. 그러나 인문사회과학을 혁신했다고 해서 인류가 처한 위기가 곧바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인문사회과학의 혁신적 메시지가 인류의 생활습관에 녹아들어가서 인류의 집단행동을 교정하기까지는 수백 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인류가 처한 딜레마가 있는데, 인류의 눈앞에 닥친 위기와 대단히 느리게 변하는 인간 행동 간의 격차가 바로 그것이다.

제7장에서는 그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이렇게 볼 때 〈파멸의 묵시록〉은 근대 인문사회과학의 패러다임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하나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화이트헤드의 〈발상의 모험〉과 윌슨의 〈통섭〉, 그리고 학문의 방법

세계관을 진단하는 측면에서 이 책은 화이트헤드의 〈발상의 모험〉(Adventures of Ideas)과 가장 유사하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화이트헤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연구가 활발한데, 일찍이 그는 “하나의 학문이 임시방편 가설의 메들리(a medley of ad hoc hypotheses)를 반복하지 않도록 만들려면 반드시 철학적 성찰을 수행해서 그 학문의 기초를 철저히 비판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무의식적으로 가정하고 있는 근본전제부터 돌아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80여 년 전 화이트헤드는 17세기 및 20세기의 자연과학 성취를 형이상학적으로 성찰한 후, 뉴턴 패러다임을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과정과 실재>(Process and Reality)라는 저서를 통해 제시한 바 있다.〈파멸의 묵시록〉은 이런 화이트헤드의 문제의식을 충실하게 계승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고, 실제로 에롤 E. 해리스는 화이트헤드를 깊이 연구한 학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화이트헤드의 책이 철학에 중점을 둔 책이라면, 이 책은 문명에 중점을 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엽에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에서 이루어진 자연과학의 혁명적 성취를 윤리학, 경제학, 정치학 등 인문사회과학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 책의 문제의식과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는 책으로 현재 국내 학계에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윌슨의 〈통섭〉(Consilience : The Unity of Knowledge) 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통섭〉은 이 책과 문제의식 측면에서는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다. 특히 윌슨은 17세기의 서구 낡은 세계관을 자신의 근원적 전제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위기와 멀고도 험난한 통섭의 운명

우리나라에서도 인문사회과학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간의 격차로 인해 학문 간 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최재천이 ‘통섭’을 제시하면서 그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절정에 달했다. 인문학자 도정일과 생물학자 최재천이 4년여에 걸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했지만 서로 상충하는 근본 전제를 그대로 둔 채 아무리 통섭을 시도해본들 이는 잡박(雜駁)에 불과할 뿐이다. 통섭이라는 이념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시행된 대학 자유전공학부 제도가 시행 1년 만에 ‘잃어버린 1년’이란 불평을 사고, 학부제 도입 10년 만에 학과제로 다시 퇴행하는 대학이 속출하는 까닭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역자 해제 가운데). 해제를 쓴 역자 이현휘 박사는 바로 이런 모습이 해리스가 경고한 한국 대학교육의 ‘파멸의 묵시록’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자와 과학자의 역할

인류가 지금까지 범하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오류는 원자론적으로 사유하는 습성이다. 따라서 현재 철학자의 임무는 20세기 자연과학적 패러다임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그곳에서 성취된 결과를 윤리학, 경제학, 정치학 등에 적용하고, 대중의 일상적 사유양식과 정치적 행동양식에 스며들도록 만드는 것이다. 개개의 국가들이 과도한 민족주의에 빠지거나 주권개념에 입각해서 자국의 이익만을 챙길 때 인류의 위기는 더욱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
미선이 좋은 책소개 감사해요. 퍼감다~*  
[ 2010-01-31 17:50:14 ]